<사진 신부(Picture-Bride) 취재기>

미주 한인이민의 역사를 기억하는 뜻 깊은 공연

-<OPEN STAGE> 미주 한인이민 110주년 기념, 사진신부(Picture-Bride)-


글 우예슬

   5.jpg  연극 <사진신부> 중에 한장면
 
 
사진신부(Picture-Bride)라는 제도에 대해 요즘 세대들은 생소하게 여길지 모르겠다. 사진신부, 혹은 사진결혼이라고 하는 이 제도는 1903년 미주 한인이민이 시작된 때로 거슬러올라간다. 하와이로 이민을 가게 된 미주 이민자들의 성인남녀 비율이 10대 1이었던 시절, 부족한 독신 처녀들을 공수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랑신부가 중매쟁이를 통해 사진만으로 결혼을 하는 것이 바로 사진신부제도이다. 신랑신부가 서로의 사진을 받아보고 합의하게 되면 사진에서만 본 그 얼굴의 주인과 이민국 건물에서 결혼하는 것. 신랑은 신부를 얻어서 좋고, 또 신부는 신랑을 얻고 기회의 땅인 미국으로 가게 되어 좋고, 연결고리였던 중매쟁이도 이득일뿐더러, 특히나 안정적인 가정을 통해 훌륭한 일꾼을 얻은 하와이 농장주들이 가장 이득을 얻게 된다.

올해로 미주 한인이민의 역사가 110주년을 맞게 되었다.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에서는 우리 이민역사를 기억하고자 Open Stage 마지막 공연으로 연극 ‘사진 신부(Picture-Bride)’를 개최했다. 뉴욕에서 활약하고 있는 극단인 다은(대표 정다은)이 선보이는 ‘사진신부’. 행사가 열린 6월 6일, 문화원에는 사진신부 공연을 보기 위해 150여명의 관객들이 몰렸다. 이민 1세대 어르신들부터 옛 이민역사를 알아가고 싶은 젊은이들, 또 뉴욕현지의 문화예술 인사들까지 많은 관객들이 1시간여 공연시간 내내 웃고 울며 공연에 함께했다.

연극 ‘사진신부’는 사진신부 제도를 통해 하와이에서 결혼을 하게 된 세 커플의 희로애락을 담은 작품이다. 이 세 커플의 삶을 통해 그 당시 사진신부가 겪을법한 생활상을 실낱 하게 비춰주었다. 만날 때부터 실물과 사진이 달라 울부짖어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스무 살 이상씩 차이가 나는 부부의 나이, 한글을 알지 못해 겪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들까지. 관객들은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호흡에 빠져들었다. 공연 내내 웃음소리와 탄식이 끊이지 않았고,일부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연극 ‘사진신부’는 이들 부부들의 일상과 함께 하와이 이민 1세대들의 현실도 잘 반영해 보여주었다. 하와이 농장에서 벌어지는 힘든 업무와 농장주의 부당한 대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텨내야만 했던 그들의 고달픈 삶의 애환이 잘 녹아 관객들은 숨죽이고 공연을 함께했다.
극 마다 긴장감을 높여주는 무대조명과 배우들의 혼이 실린 연기로 관객들은 우리 이민 1세대의 어려웠던 그 시절을 함께 공감했다. 또 그 안에서 느끼는 소소한 삶의 행복과 기쁨까지 60분동안관객들은 배우들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1900년대 하와이로 가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150여명의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답했다. 배우들의 살아있는 표정연기와 웃음과 감동이 넘쳤던 60분의 공연. 관객들은 이처럼 뜻 깊은 공연이 앞으로도 자주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진신부’ 공연 스토리가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올려져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많은 관객들이 오랫동안 연극 ‘사진신부’의 감동을 함께 나눴다.  

이에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은 미주 한인이민 110주년을 기념해 뜻 깊은 공연을 마련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문화원 차원에서도 앞으로 다양하고 참신한 연극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뉴욕한국문화원이 야심 차게 준비했던 <OPEN STAGE> 시즌 마지막 공연이 역사성이 있는 의미 있는 ‘사진신부(Picture-Bride)’로 막을 내렸다.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객수와, 격조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OPEN STAGE>. 앞으로의 무대도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