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설치작가, 이동희

 

“나의 삶을 그리기엔 CANVAS는 너무 작았다”

 


글/사진_구도영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구겐하임, 세계적인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그리고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전시하고 있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모여있는 곳은? 바로 미술과 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이다.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활동하기를 꿈꾸는 이곳. 미술과 예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한국인 작가가 있다. 설치작업과 페인팅 등이 어우러진 비쥬얼 설치작업으로 보는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해 신비로운 생명의 탄생과정으로 선보이는 이동희 작가다.
미국으로 유학 온지 5년, 그녀가 왜 뉴욕을 찾아왔을까? 현재 예감 아트 스페이스에서 7월1일까지 ‘The Story of Life’ 개인전을 갖는 설치작가 이동희씨를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의 작가로서의 꿈과 열정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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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치작가 이동희 

 


이번 전시회 ‘The Story of Life’ 을 진행하게 된 동기와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생명탄생 과정의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인간생명의 시작은 생존을 위한 경쟁을 통해 존재하게 되며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은 탄생과정의 아름다움은 마치 우리 삶의 드라마를 연상하게 하고 서로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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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The Story of Life’ 전시회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어떤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마땅히 에피소드라고 할 얘기는 없지만 어시스턴트(Assistant)가 없다 보니 혼자 모든 작업을 하였어요. ‘Hot glue’ 를 쓰다 보니 많이 화상을 입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현대작가들은 늘 재료와 싸우는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전시회를 가졌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설치작품은 무엇인가요?

 

‘Black Egg Cell’ (2011, 72” Ball, Mix media)이에요. 강한 어머니를 의미하는 작품인데요. 관람하시는 분들의 여러 가지 반응이 재미있어서 애착이 가네요. 실제로 큰 ‘Exercise ball’ 을 사용했는데 많은 관객들이 ‘Exercise ball’을 상상하지 못하고 어김없이 물어보십니다.
“Ball이 여기 전시장에 어떻게 들어왔나요? 이렇게 큰데??”
사실 바람을 넣어다가 뺄 수 있는, 운동 할 때 쓰는 공(Ball)이에요. 이게 공이라고는 상상도 못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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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Egg Cell, 2011, 72” Ball, Mix media’
사람 크기만한 ‘Exercise ball’ 을 이용해 만든 ‘Black Egg Cell’ 은 정자와 난자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인체의 신비스러운 과정을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 생명창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

 

 

보통어머니는 따뜻한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어머니를 상징하지만 왜 ‘Black color’를 고집하였나요?

검정색은 어머니를 상징하는 난자에요. 하지만 약한 어머니가 아닌 강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싶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검정색을 선택하게 된 거죠.

 

설치작가가 되는데 가장 영향 받은 것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는데요. 처음엔 저도 캔버스작업으로 시작했었어요. 어느 날 점점 더 큰 캔버스로 바뀌다가 더 큰 장소에 표현하고 싶어서 자연스레 설치작가를 하게 되었어요. 작은 캔버스에 내 생각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큰 공간이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설치작가의 길을 걷고 있어요. 하지만 페인팅 작업도 꾸준히 같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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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lebrate Birth, 2011(Dimensions Variable, Hot Glue)                 Fertilization, 2012 (LED light, Hot glue)

 


왜 미국 유학 행을 선택했고 언제 유학을 결정하였나요?

 

한국에서 디자인전공을 하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었죠.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계속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왔던 것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연히 순수미술에 대한 열망을 항상 가지고 있었죠. 그러던 와중에 어머니의 권유와 가족들의 이민으로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적은 꿈은 뭐였죠? Artist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나요?

 

어릴 적부터 미술은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었어요. 집에서도 당연히 내가 잘하는 일을 하길 원했고 작가(Artist)는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어요.

 

혹시 터닝포인트가 있었나요?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제가 뉴욕에 와서 다시 순수미술을 공부하게 된 일인거 같아요. 모든 것이 새로운 시작이었어요. 뉴욕에서 공부하며 경험했던 모든 것은 더욱 저의 꿈인 작가(Artist)가 되고 싶은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 후 한국을 떠나서 외국생활하고 있는데요. 한국이 가장 그리울 때는 언제인가요?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만약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면 언제쯤이 될까요?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 너무 가고 싶어요. 친구들이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볼 때, 특히 가장 가고 싶을 때는 친구들의 결혼식에 참여하고 싶을 때에요. 하지만 여기서의 할 일이 남아있으니, 그럴 때마다 꾹 참고 전화통화만 한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가족들이 모두 뉴욕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학생들과는 달리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없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하지만 친구들이 그리울 때가 가끔씩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싶어요.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 갈 꺼 같지만 아직 계획은 없네요.

 

미국에서 학교 다니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어려운 점이라면 모든 유학생들의 어려운 점인 언어이겠지요. 저 또한 언어였어요. 디자인 대학교, 대학원은 보통 다른 수업과는 달라요. 보통 자신의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일이죠. 말로 통하지 않으면 내가 표현해낸 작품으로 표현하였죠. 내 작품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보고 느낀 점을 서로 이야기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다른 전공보다는 같은 전공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가질 시간의 기회가 많았어요. 디자인전공 친구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될 듯해요. (웃음) 다른 전공보다는 쉽게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요.

 

포기하고 싶거나 다른 길로 가고 싶었던 적 있나요?

 

늦은 나이에 다시 결정한 길이어서 다른길은 생각한적이 없어요.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혹시 멘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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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라 도노반(Tara Donovan) ‘Untitled, 2006’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너무 많지만 꼭 만나보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작가가 있어요. 재활용 소재로 여러가지 설치를 하는 뉴욕출신 설치미술가 타라 도노반(Tara Donovan)이에요.
도노반의 작품을 만났을 때의 나의 느낌은 (처음엔)큰 규모에 감동받았고, 그녀의 노고에 한번 더 감동했어요. 사실 도노반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이번 작품을 만들 때였어요. 작가인 친구가 어느 날 이 작가 작품을 한번 보면 어떠냐고 권유를 하였어요.

저에겐 여러 명의 멘토가 있어요. 대학원 프로그램 자체가 자기가 원하는 교수를 선택하여 원하는 학기만큼 일대일 멘토가 되어주는 프로그램이여서 여러 명의 멘토의 평가와 정보를 얻으면서 작품을 발전 시켰던 것 같아요. 그때의 교수님들이 저의 멘토라고 할 수 있어요.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있나요?

 

뉴욕에 많은 미술관, 박물관 중에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을 좋아해요. 계단 없는 나선형 구조의 전시장이라는 독특한 설계도 이유이지만 내 작품을 설치해 보고 싶은 곳이어서 더 좋아해요. 
저를 포함한 설치작가는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떤 공간을 보면 이 공간에 내 작품을 전시해보면 어떨까? 항상 생각해요. 설치작품은 공간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또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지죠. 나선형구조이기 때문에 내 작품을 설치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이에요.

 

뉴욕생활은 어떠세요? 작품활동 외에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작업실에서 있지만 시간이 되면 첼시, 덤보, 소호에 있는 갤러리들을 자주 들려요.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자극을 받는 편이라 친구작가들과 자주 가요. 매주 목요일마다 첼시에 오픈 하는 갤러리를 항상 가요. 여러 가지 작품들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이에요.

 

자신의 최종 꿈 또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종 꿈이라기보다는 죽을 때까지 작품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것 지금의 일을 10년이 지나도 20년 후에도 계속 하고 싶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나의 꿈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웃음)

 

작가(Artist)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충고나 조언 해줄 말이 있나요?

 

늘 자극 받되 흔들리지 마세요. 그리고 용기를 내세요. 하고 싶은걸 하세요.
내가 하고 싶은 것 목표를 항상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다른 사람들의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시죠?

 

내년에 있을 개인전을 준비해야겠지요.(웃음) 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계획입니다.

 

 

 

 

 

전시정보 더 보기 ☞ http://gammeeok.com/yegam/gallery.php
이동희 작가 웹사이트 ☞ http://artistdonghee.blogspot.com/

 

예감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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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718-279-7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