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 뉴욕으로 온 한국인 시리즈 제1>  

구겐하임 Curatorial Intern 김보미씨 인터뷰


                                                                                                              글: 오인경, 사진: 김슬아

                                                                                                                                                                                   

뉴욕에는 약 100개의 크고 작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다. 2013년에는 특히 뉴욕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한인 큐레이터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첫 한국인 큐레이터였던 정도련씨가 홍콩 서구룡 문화 지구에 개관하는 건축, 디자인, 미디어 아트 등을 포괄하는 M+ 시각문화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로 영입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또한, 지난 11 3일부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황금의 나라 신라전>은 한국인 큐레이터 이소영씨가 5년여 동안 준비하고 기획한 특별전이다. 큐레이터의 꿈을 꾸고 있는 이들은 특히 방학을 이용해 주요 박물관 및 미술관의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꿈을 향한 첫 발판으로 인턴쉽 과정에 지원해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현재, 구겐하임 인턴으로 재직중인 김보미씨를 만나 인턴쉽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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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겐하임 앞에서 전시를 기다리는 관람객들

Q현재 구겐하임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무엇인가?

A. 구겐하임은 얼마 전 10월 25일 Christopher Wool의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열었습니다. Christopher Wool은 실험적인 기법을 사용하며 회화의 복잡성에 대해 숙고했습니다. 80년대 미국미술의 새로운 장을 연 그의 작품이 미술관의 나선형 공간에 걸쳐 시대별로 나열되어 올라가기에 회화세계의 변천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입니다.


Q. 구겐하임에서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

A. 저는 Curatorial 인턴으로 Asian Art Department에학술 자료 리서치와 아카이빙, 그리고 제가 담당한 작품들의 참고 자료와 콜렉션 정보 수집 등 2015년 전시에 관련된 전반적인 일을 돕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A. 유학 오기 전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술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인턴쉽을 하였고, 옥션하우스에서 일하면서 미술 시장을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 광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기업의 홍보마케팅 전략과 예술을 융합하는 시도도 해보았습니다. 

Q. 왜 유학을 오게 되었나?


A. 한국에서 저는 현대 예술 비엔날레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19세기 만국박람회 속의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을 연구했습니다. 또한 당대 일본이 어떻게 국제정세를 이용해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 수립과 외교적 열세의 만회를 이뤄냈는지를 공부했습니다. 이 논의를 현대로 옮겨 지금 국제적인 대형전시 속에 어떤 정치논리가 작용하는지, 그리고 거기서 어떻게 예술의 가치를 수호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기 위해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 예술의 중심에 있는 뉴욕이 가장 적합했고, 이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과가 뉴욕대학교에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이며 함께 연구하고 싶으시다던 교수님의 제안도 유학을 결정한 큰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Q.한국에서의 미술관 혹은 박물관 업무와 미국에서의 업무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을 많이 느낍니다하나의 전시를 위해 학술 작업아카이빙 등 몇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치며 그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국가를 막론하고 공통된 작업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디다른점은 한국과 미국의 차이라기 보다는 전시 규모의 차이라고 말하는 편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구겐하임 뮤지엄은 부서가 세분화 되어 있어 자신의 분야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따라서 같은 시간 업무를 하더라도 더 깊게 빨리 배울 수 있고어떤 안건이 있을때 의사전달 및 결정 과정이 빠른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이 속해 있는 Asian Art Department에 대해 설명한다면?

A. 구겐하임은 세계적인 미술관이 많은 뉴욕에서도 현대 미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곳입니다. 구겐하임의 Asian Art Department는 그동안 수준 높은 아시아의 예술 기획 전시들이 반증하듯 뉴욕 내의 현대 미술관 중에서도 아시아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고 뛰어난 곳입니다.

Q.구겐하임의 인턴쉽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구겐하임의 인턴쉽 프로그램은 각 부서의 인턴을 직접 현장에 투입시켜 이후 어떤 곳에 자리잡더라도 모자라지 않을 인재로 키워줍니다. 인턴의 업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조직 구성원으로서 중요 의사 결정 회의에 함께 참석함은 물론직원과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습니다이를 통해 하나의 전시가 어떤 대화와 과정을 통해 결정되고 진행되는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주 1회씩 모든 인턴들에게 각 부서가 어떤일을 하는지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미술관에 대한 거시적인 이해를 돕습니다덧붙여 뉴욕 내 유관기관 혹은 문화예술 단체 등을 방문하여 뉴욕 문화의 흐름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Q. 업무 중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나?

A. 학부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치고 바로 미국유학을 왔기에 아직 영어로 말하는 것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다뤘던 학술연구에 쓰던 영어와 직장에서 쓰는 영어는 너무 다르기도 했고요. 다행히 함께 졸업한 동기들과 자주 만나며 익숙하지 않은 미국문화라든지 영어표현들을 묻고 배우며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Q.미술 비전공자를 위한 관람 팁을 소개한다면?

A.  소장 작품을 먼저 알아보고 가장 보고 싶은 작품, 혹은 작가를 선정해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저조차도 미술관의 넓은 공간을 빠르게 돌아다니며 콜렉션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작품 한 점도 놓치지 않고 전부 보는 것을 목표로 하다 지쳐서 귀중한 작품 감상 기회 전부를 놓치기 보다는 평소 자신이 어떤 미술사조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어떤 시대의 그림조각 등의 작품을 좋아하는지를 먼저 생각해 본 후 지역작가작품 등을 세분화해서 그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부터 관람을 시작하면 적절한 동선으로 본인의 취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작품들 위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전시를 기획해 보고 싶나?

A. 1960~80년대 미국 개념미술에 미친 당대 일본 미술의 영향 연구를 마무리하는 중입니다. 내년에는 동양 캘리그라피의 현대 개념미술로의 변용을 새로운 주제로 제안해 볼 예정이며, 이와 연관된 전시도 기회가 된다면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김보미씨 프로필>

김보미씨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를 2011년 졸업하고동아시아 비엔날레의 National Identity 확립방안에 관한 논문으로 뉴욕대학교 (New York University) Arts Politics 석사과정을 2013년 마쳤다한국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뉴욕에서 아트 옥션 스타트업 회사인 Paddle8에서 Themed Auction Assistant로 일했다. 현재 Guggenheim Museum Asian Art Department에서 Curatorial 인턴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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