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인경


- 사진신부(Picture Bride), 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 -
: Picture Bride by DAWN, 정다은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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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6일, 뉴욕한국문화원의 ‘2012-2013 오픈 스테이지’ 마지막 무대인 연극 <사진신부>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무대에 올려졌다. 1900년대 초, 사진 속의 멋진 남편을 만나는 것을 꿈꾸며 영자, 덕자, 아리 세 명의 처자들은 신세계 하와이

    에서 부자가 되고, 종교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꿈을 꾸며 하와이행 배에 올라타게 된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것은

    사진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아버지뻘의 남편과, 끝이 보이지 않는 고된 노동, 외국인 노동자로서의 불합리한 차별 대우 등이

    었다. 그러나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찬 그들의 삶에서도 희망은 있는 법, 사진 신부들이  원했던 삶은 아니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려운 일은 서로 나누며, 새로운 세대를 위해 고단한 현실을 한국인 특유의 인내와 유머로 슬기롭게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연극 <사진 신부>는 미주 한인 1세대의 역사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던 작품이었다.  지난 2012년 4월,  프로젝트

    그룹으로 시작된 극단 다은의 정다은 작가를 만나 연극 <사진 신부>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2012년 4월 28일, 맨하튼 '프로듀서즈 클럽(358w 44가)에서 초연 후, 2013년 6월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사진신부>

    재공연 시 대사, 시나리오, 분장, 무대, 의상 등 달라진 점이 있는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첫 공연 후에 시크릿 씨어터에서 있었던 공연을 위해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그 외에 무대나 의상이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추가된 대사는 2막과 3막 사이의 내용입니다. 하와이에 도착해서 경험한 해프닝을 조금 더 다루어야 할 것 같아서 내용을

    일부 추가했습니다.

 

Q. 사진신부 작업 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지 1년도 채 안 되었을 때, 연극을 올리고 싶다는 막연한 꿈에서 시작된 일이었기에 힘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배우도, 무대도, 자본도 없었으니까요. 주연 배우도 겨우 겨우 두주 전에 구하고, 배우들 모두 일이

    있으셔서 최종 리허설 때 처음으로 배우 전원이 연습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뉴욕에 있는 무대는 한 40곳 정도 알아봤었습니다. 거의 계약이 체결된 무대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야 한다며 공연 일주일

    전에 계약을 취소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다행히 극장을 소개받아, 무리 없이 공연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여기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한 것일 수 없는 기적적인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으니까요.

 

 

Q. 사진신부 연극에서 연출, 시나리오, 그리고 연기까지 직접 참여하는데, 모든 영역을 경험하는 것이 작업자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한 파트를 집중적으로 연구 (예를 들어, 연출자는 연출만, 연기자는

     연기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나? 왜 그런가?

 

    작업자로서의 특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볼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굳이 호불 호를 따지자면,

    작가가 연출을 맡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를 도울 수 있는 반면, 배우가 연출을 맡는 것은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에 저해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와 연출은 전체 작품을 조망해야 하는 한편, 배우는 자신의 역할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작가가 연기를 한다면, 자신이 창작한 인물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현실화 시킬 수 있겠지요.

    물론, 그 효과는 작가의 연기 실력에 따라 좌지우지 되겠지만요.

 

Q. 사진신부 시나리오 작업 시 자료(아이디어)는 어떻게 수집 했나?


    이 작품에 대한 영감을 준 작품은 뉴욕에서 활동하시는 연출가 김은희 선생님의 ‘사진신부의 꿈’이라는 무용극입니다. 

    김은희 선생님을 만나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그분께서 말씀하신 사진 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순간, 이 이야기를

    연극화 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후 인터넷, 책 미주 한인이민 100년사, 한국 이민사 박물관 등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면대면(face to face) 인터뷰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신부는 어떤 분이었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잠시 소개해 줄 수 있나? 

 

    당시의 사진 신부들은 지금 모두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1910년에 스무살 남짓하신 분들이셨으니, 지금 살아계시다면

    130살 정도 되셨겠네요. 인터넷을 통한 사진신부 이야기들을 통해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이민사 박물관에는 하와이로 간

    신부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닌 사진신부 역사속 모두의 삶을 두루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Q. 작가는 1900년대 초 사진신부의 삶 속에서 우리의 삶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줄 수 있나?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어느 이야기에나 희로애락이 묻어나기 때문이지요.

    세기를 거슬러 문제시 된 여성 인권, 소수민족 차별(racism) 문제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생활력 있게 현실을 극복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살맛 나게 해주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작가는 극장과 사회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항상 고민하고 있고, 희망적인 연극을 만들고 싶다고 언급한 적 있는데,

     그 연장선 상에서 다음 작업을 준비 중인가? 만약, 그렇다면 시놉시스의 일부를 공개해 줄 수 있나?

 

    네, 그 연장선상에서 영어로 공연되었던 사진신부를 한국어로 공연해서 미국에 계신 이민자들과 소통하고 싶고,

    작년부터 고민해 온 주제인 ‘이태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민족의 한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작가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Are you an artist?" 그리고, 예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네. 저는 아티스트 입니다. 연극과 글을 통해 예술적 행위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예술은 반드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움직이면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이 움직이면, 세상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끝.